[공구 및 기구]바이크 충전기에 관하여

요새 겨울이 지나 시즌을 앞두고 바이크의 배터리 문제로 충전기 구입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 충전기에 관해서 좀 써보려고 한다.

목적에 따른 다양한 충전기가 있지만 바이크 배터리용 충전기에 한정해서 그 구조와 기능, 그리고 선택에 관한 기준을 나름대로 적어본다.

바이크 충전기는 사실 아주 간단한 구조이다.

바이크 배터리의 전압보다 높은 14.4~14.7V의 전압과 일정한 전류(0.8~수암페어까지)를 유지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주목적이고 여기에 배터리가 충전되어 일정한 내압이 되면 과충전을 방지하기 위해서 충전을 차단하거나 전류량을 줄여주는(뭐 배터리가 충전되면 상대적으로 전압차가 줄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전류량은 줄어들지만...) 전류제어회로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일반 어댑터와 다른 점이다.

일반소비자용 충전기는 크게 세등급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번째는 위에 적은 기본기능을 가진 충전기이다. 보통 어댑터와 유사한 형태로 12V 배터리 전용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가격적으로도 저렴하다.

대부분 트랜스방식이라 효율은 좀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반면 정전압회로와 전류제어회로가 좀 조잡하여 간혹 고장이 나는 경우가 있다. 또 역접속 감지 기능(+와 -가 반대로 연결된 것을 감지하는 기능)이 없는 것들이 있어 사용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국산으로 디포스전자나 안전사 등에서 1~2만원대로 제품이 나오며 바이크배터리에는 1~2A 급 제품이면 개인사용자에겐 충분하다.

개인이 바이크배터리 충전을 일년에 몇 번 하겠는가? 가격대비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두번째는 Ni-Cd,Ni-Mh,Li-Ion,Li-Fe,Pb 등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와 전압에 대응하고 타이머기능과 충전량 체크 기능, 밸런스 차징 기능,충방전을 통한 리사이클기능 등을 갖춘 충전 컨트롤러들이다.

주로 RC매니아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며 파워소스가 일체형으로 된 것과 별도로 필요한 독립형 컨트롤러가 있다.

노트북용 어댑터나 컴퓨터의 파워서플라이 정도면 충분한 파워소스가 되므로 관리할 배터리의 종류가 많다면 충분히 고려할만하다.

가격대는 5만원대에서 수십만원대까지 그 기능과 동시충전가능한 배터리 수에 따라 다양하다.

세번째는 요즘들어 부쩍 광고가 늘어난 배터리 재생기능을 탑재했다는 충전기들이다.

주로 액시드와 젤 배터리에 사용되며 CTEK의 제품과 Noco Genius의 제품이 유명한 편인데 기능은 대동소이하다.

출력전류에 따라 제품의 등급이 구분되며 펄스출력으로 전극판에 생성된 황산염을 제거하여 배터리의 성능을 회복한다고 되어있다.

개인적으로 CTEK의 제품보다 Noco Genius의 제품이 낫다고 보는데 이유는 거의 유사한 기능과 구조임에도 국내판매가에 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에서 전기형식승인을 받기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서겠지만 해외판매상품을 별도의 최적화없이 그대로 들여와 판매하는 형태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대이다.

요즘 글로벌셀러들이 이베이나 아마존의 상품을 아주 간단한 절차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국내판매가 13~14만원대의 CTEK 0.8의 경우 12V 0.8A의 출력을 가진 반면 국내판매가 10~12만원대(220V의 경우, 110V용은 더 저렴하다)의 Noco Genius G3500의 경우 6/12V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고 최대출력 3.5A로 승용차 배터리도 비교적 빠른 시간에 충전이 가능하다.

펄스충전을 통한 배터리 재생기능과 충전컨트롤기능, 생활방수기능 등은 거의 같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는데 이런 배터리 재생기능을 갖춘 충전기를 구매하는 층이 보통 관련업체 아니면 바이크나 자동차 매니아들이란 사실이다.

이런 매니아들은 배터리를 몇번쯤 교환해 본 경험이 있고 자신의 차량을 관리하는데 어느정도 투자를 하는 쪽이기에 어차피 배터리 교환할 비용이면 조금 더 투자해서 이런 충전기를 사두면 한두번만 사용해도 본전은 뽑는다는 계산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TEK의 제품과 Noco Genius의 제품을 모두 사용해본 결과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배터리 재생기능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인텔리전스니 AI프로세서니 하며 특허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배터리 재생기능이 사실 간단한 전압 펄스라는 것에 그 이유가 있는데 펄스만으로 극판에 고착된 황산염 결정이 환원된다는 것은 많이 과장된 것이다.

어차피 출력전압이 10.4V 미만으로 떨어진 액시드 배터리나 충전량 자체가 많이 줄어든 배터리의 경우 거의 재생이 불가능하며 재생모드로 충전이 되어도 원래의 배터리 성능과는 차이가 크다.

개인의 경우 차라리 충전기를 구입하기 보다 귀찮더라도 바이크 봉인시 배터리를 분리해두는 것이 더 효과적일거라 생각한다.

다만 나처럼 센터에서 많은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 경우 배터리의 사용가능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고 조작이 간편하다는 점에서는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