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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90 YAMAHA VIRAGO 1100

고객차량정비/2017

by aRTBIKE 2017. 12. 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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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말라고 말리는 바이크를 꼭 사 와서 점검과 수리를 의뢰하는 고객들이 있다.
이 비라고 역시 그렇게 사는 것을 말렸는데 결국 사 와서 점검을 의뢰하였다.
커스텀에만 900 만원이 넘는 돈이 들었다며 최초 판매 가격이 920 만원 인가에 올라왔던 바이크이다.

가격이야 판매자가 정하는 것이고 판매 여부는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니 내가 뭐라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바이크를 잘 아는 것처럼 떠들면서 판매를 하고 문제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것에 주변의 지인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일단 이 비라고 이야기를 해보자.
상태를 보니 좀 한심해서 판매글을 찾아보았다.

판매자의 매물 글을 보면서 진짜 어디서 이렇게 바이크 파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학원이라도 있는지 궁금해진다.

판매글 사진 어디에도 배터리가 부착되어 있는 사진이 없어서 나중에 나올 배터리 문제가 좀 의심스럽다.

또 비라고 엔진이 비행기 엔진으로 사용되었다는 말은 참 뜬금없는데...

http://viragotech.com/yamahaviragoairplane.html

링크의 글이 그 발단이다.

https://www.faa.gov/aircraft/gen_av/ultralights/amateur_built/

FAA에서 아마추어 항공기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두고 있는데 자가 교육용이나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것으로만 승인이 되며 무언가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자유도가 높고 모든 것은 오너의 책임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미국 문화의 특성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이유로 FAA 승인되었다는 이 한 사례만으로 비라고 엔진이 절대적인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고 담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차주가 입고한 날의 사진이다.
얼핏 보면 그럭저럭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터리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분리되어 있었고 탱크와 시트도 고정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차대의 용접은 솔직히 실망스러웠고 타이어도 탈거하지 않고 그냥 뿌린 휠 도색 또한 판매자가 들였다는 커스텀 비용이 무색해 보였다.

그냥 쓱 훝어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살펴보자면...
일단 안전에 관계된 브레이크 마스터 실린더 보자.

원래 아메리칸 바이크인 비라고의 핸들각에 맞춰서 만들어진 것인데 W650용 핸들을 사용하면서 핸들각이 달라졌기에 이대로 사용하면 당연히 브레이크 라인에 공기가 들어간다.

마스터 실린더의 리저브 구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

또 나름 트래커 콘셉트로 만든 모양인데 이런 콘셉트에 스윙암 밑에 배터리 박스를 장착해서 최저 차고가 10Cm도 채 안 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저 라이트의 뒤쪽 마무리도 엉성하기 짝이 없다.

할리의 경우 브이트윈에 싱글 캬브가 기본이지만 비라고를 포함한 일본산 브이트윈들은 퍼포먼스를 위해 협소한 브이트윈 실린더 사이에 2기통 캬브를 넣었고 그로 인해 챔버 용량이 넉넉하지 못해서 유면의 변화가 심하기에 연료펌프를 필수적으로 장착하고 있다.

이 비라고는 연료펌프와 순정 캬브를 제거하고 BiP(http://bikeintakeperformance.com/home/8-single-50mm-mount-carb-intake-manifold-for-yamaha-virago-xv700-xv1100.html)에서 만든 싱글 캬브용 인테이크를 장착해두었다.

캬브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연료펌프와 연료탱크(비라고는 차대위의 탱크는 더미 탱크이고 실제 연료는 시트 아래에 있는 탱크에 저장된다. 혼다의 구형 쉐도우 등도 마찬가지이다)를 제거할 수 있어 커스텀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BiP의 이 제품은 두 개의 실린더에 도달하는 경로의 차이가 큰 문제가 있어 몇 종류의 개선품이 나왔는데 굳이 구형을 사용한 이유를 모르겠다.

개선품으로 유입경로의 길이 차이를 줄인 제품이다.

장착되어 있는 캬브도 판매글에는 무슨 CB350용이라고 적어두었는데 그냥 미쿠니 VM34이다.

VM34는 범용 캬브로 널리 사용되지만 고성능이거나 고가의 캬브는 아니다.
그리고 사실 1100cc의 배기량을 커버할만한 캬브가 아니다.
판매글에는 미친 듯이 나간다고 적어두었던데 미친 듯이 나간다는 표현이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의미와 다르거나 판매자는 이 바이크 이전에는 50cc만 탔었나 보다.

리어 브레이크의 구조는 뭐 말이 필요 없다. 브레이크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다른 바이크의 스텝을 가공해서 부착하면서 브레이크 시스템을 구현하는 게 힘드니 기존의 브레이크 레버와 새로 부착한 스텝의 브레이크 레버를 연결해서 구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일단 점검 시작.

완벽 정리했다는 배선상태다.
이게 연결만 지저분한 거면 그러려니 하는데....

선들을 까 보면 전부 열화 되어 있다.

60 만원 인가를 주고 달았다는 레귤레이터....

하지만 eBay에서 10달러 남짓에 판매되는 중국산 레귤레이터이다.
같은 제품을 비싸게 사는 재주가 있나 보다.
바이크 구매자에게 뭐 암페어가 어쩌고 했던데 바이크용 레귤레이터의 등급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중국산 카피품은 모델명이 명시되어 있어도 규격미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장 박스는 미리 도면을 보냈었기에 일단 제품은 나와서 피팅을 했다.

머드가드도 제작.

배선을 풀어헤쳐 꼭 필요한 부분만 정리를 했다.
생각 같아서는 다 잘라내고 딱 맞는 하네스를 제작하고 싶었지만 차주의 형편상 다음으로 미뤘다.

와우 50의 키박스를 달아두었는데 그나마도 접점이 타서 배선을 수리한 후에야 전장계가 동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크랭킹이 안되어 기존에 달려있었다는 배터리를 연결하고 즉발 시동기를 연결하여 크랭킹을 시도.

전력이 충분한데도 크랭킹 자체가 매우 무겁다. 게다가 두세 번만 크랭킹을 해도 스타터 모터에 과부하가 걸려 모터 배선에서 상당한 열이 난다.

이 동영상을 차주한테 보냈고 차주가 판매자에게 전달해서 문의하자 배터리 용량이 적어서라며 큰 배터리를 연결하면 바로 시동이 걸린다고 하는데 즉발 시동기라는 게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즉발 시동기는 90Ah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주고 크랭킹 능력은 400A에 달한다.
방전된 포터도 한 번에 시동이 걸린다.

일단 크랭크를 점검해보기로 해서 마그넷 커버를 열고 확인을 한다.
수동으로 크랭크를 돌려보았는데 역시나 크랭크가 무겁다.

엔진 압이라도 보려고 플러그를 빼서 확인하니 플러그에 녹물이 묻어있고 플러그를 뺀 상태로 크랭킹을 하니 플러그 홀로 녹물이 뿜어 나온다.
일단 엔진의 점검과 수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차주에게 내용을 전달한 후 수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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