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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를 보고난 후 드는 생각

신변잡기/관심사

by aRTBIKE 2018. 3. 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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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잠이 안 오던 날 OCN에서 영화 아저씨를 상영하길래 중간부터 끝까지 보았다.
영화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니 정말 간만의 영화 시청이었다.
영화의 평점에도 관심 없고 잘생긴 배우 원빈의 액션이나 아역배우였던(개봉이 2010년이니....) 김새론의 다부진 연기력과 같은 오래전에 다 알려진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내가 제일 분노한 캐릭터는 황화순 님이 연기한 개미굴 노파였는데 할머니라는 이미지와 '엄마한테 가야지'라는 말에 반응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해 아이들을 착취한다.

여기서 관점을 좀 바꿔서 영화 제작 측면을 보자.
아저씨는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이다.
선정성, 폭력성 등의 이유로 성인들만 볼 수 있도록 등급을 정한 영화에 아역배우들이 출연한다.....
예전에 나는 영화 현장 편집일을 좀 한 적이 있다.
NLE가 보급되어 편집 방식이 급변하던 시절... 디지털 영상처리 프로세스에 관심이 있어서 나름 그 분야를 공부했었기 때문에 관련된 일을 했었는데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안다는 이유로 영화 현장 편집일도 좀 했었다.
현장 편집일이라는 게 주로 배우의 감정선이나 연결 씬 등에 잘 대비하지 못하는 신인감독들에게 필요한 작업이다 보니 보통 입봉 하는 감독들이 거쳐가는 작은 스케일의 영화 촬영 현장에 주로 불려 다녔다.
당시 내가 갔던 현장에서는 아역배우들에 대한 케어가 거의 전무했는데 요즘의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아역배우들에 대한 배려가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지 솔직히 잘 모른다.

만약에 아역배우들에 대한 배려가 예전과 같다면...
성인 관람가 영화에 아역배우를 출연시키면서 아동보호에 무관심한 영화 제작 시스템이나..
아이가 어떤 상황에 노출될지도 예측하지 못하고 스타로 키우겠다는 꿈에 부풀어 아이의 손을 잡고 오는 부모 혹은 에이전시 관계자들이......
영화 아저씨의 개미굴 노파와 겹쳐 보이는 것은 내가 너무 과대망상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이 부분이 출연한 아역배우들에 투영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심란한 마음이 들었다.
성인 관람가 영화에도 이야기 전개상 아역배우가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아역배우 출연하는 부분을 어떻게 진행할지 미리 배려하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항상 빠듯한 제작비와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을 핑계로 이를 간과하고 있다면 천만 영화가 줄줄이 나오고 한류 열풍을 자처하는 현재 대한민국의 대중문화예술에 있어서 또 하나의 부끄러운 이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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