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아껴서 꽤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에이프 50이 있었다.
그리고 소유했던 모든 바이크를 파괴해 버리는 파괴왕도 내 주변에 있다.
겹치지 말았어야 할 두 존재가 만나는 슬픈 일이 있어 기록을 남겨본다.
써금한 차를 사다가 여러 가지 손을 보고 PWK를 달아 투어도 다녀왔던 놈인데 작년 초에 CB400SF VTEC2로 바꾸어 등록하면서 한동안 안 타고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강제 무급휴직 상태가 된 파괴왕이 갑자기 배달 알바를 하겠다며 에이프를 자기한테 팔라고 했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파괴왕에게 오토바이를 판다는 것은 폐차와 같은 의미이다.
몇 년 동안 미뤄왔지만 17/14 휠 조합에 꽁치 탱크까지 준비해 가며 커스텀 계획을 마련해 둔 상태라 판매 의사가 없음을 말했지만 포기를 모르는 파괴왕은 계속 강아지 사료값이라도 벌고 지도 먹고살겠다며 판매를 종용.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판매하게 되었다.
며칠 그냥 타고 다니더니 리어캐리어가 필요하다고 하여 캐리어와 브래킷을 만들어 달아 주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엔진 사망.
파괴왕의 이름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만한 무게감이 있다.
급히 엔진을 스왑 해주었다.
그랬더니 65L짜리 초대형 알루미늄 하드케이스를 들이밀면서 그걸 달겠다고 한다.
XZ100보다 짧은 50의 차대에 캐리어도 버거운데 거기에 저런 이삿짐 박스가 그냥 달릴 리 만무...
어쩔 수 없이 차대 뒤쪽에 브래킷을 추가로 가공해서 장착한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차대를 가진 에이프일 것이다.
장착 완료. 이것은 대체 무엇인가.
진정한 노새 바이크가 현실화되었다.
차대를 연장하면서 절단된 휀더에 맞게 머드가드를 만들어 달았다.
열심히 뛰고 있는 노새 바이크.
세상의 모든 바이크를 파괴해 버리겠다는 큰 꿈을 가진 파괴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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