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정체성이 애매한 차량들이 VMX 커스텀이라며 커스텀 후 발생한 문제 해결을 위해 종종 들어온다.
이번에 입고된 차량은 2014년식 인젝션 SR400FI 인데 주행 중 지속적인 아이들링 드롭과 시동 꺼짐이 점점 심해져서 차주가 원인 파악과 수리를 의뢰.
인젝션 SR에 VMX라는 용어 자체가 좀 애매한데다 어떤 철학을 담은 커스텀인지 당최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내 취향은 아니다.
SR 베이스에서 모토크로스 지향이라니까 어쨌든 발단은 TT500과 XT500일 텐데 창전이 덕분에 XT500의 실물을 본 나로서는 왜 SR에 기반한 모토크로스가 이렇게 껑충한 모양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불가.
차량을 무리해서 높이다 보니 스윙암 각도 변화에 따라 브레이크 로드의 간섭, 체인 각도의 부하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기능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미학적인 면에서도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실제 차량의 전장은 스윙암이 연장된 VMX 커스텀 차량이 더 길겠지만 엔듀로 순정 TT가 더 늘씬해 보이는 이유는 차체 높이 설정과 차량 구조의 밸런스 차이 때문.
XT의 프레임 구조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스템프레임, 엔진, 스윙암, 리어 서스펜션의 레이아웃을 주의깊게 보면 SR프레임과의 차이를 알 수 있다.
SR프레임으로 모터크로스 룩 커스텀을 한다면 꼭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TT, XT 이야기는 그만하고 이제 바이크를 수리해야 하니 점검을 시작한다.
일단 진단기를 연결하고 확인한 말펑션 코드는 총 6개.
오류 코드는 12,19,30,37,42,70.
42번은 순정 계기판이 다른 것으로 바뀌면 내장 휠 센서 부재로 발생하는 거라 별 문제 아니지만 나머지는 모두 센서 이상(CKP, TPS, 린앵글센서, ISC)인데 모든 센서에서 이렇게 동시에 에러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ECU 자체의 오동작인 경우가 많다.
TPS부터 확인했으나 센서 자체의 출력값은 모두 정상범위. 결국 ECU의 문제.
왜 이런 증상이 생겼는지 확인하고자 차량 점검 시작. 문제점이 파악된다.
모든 스위치, 시그널 커넥터를 튜브 조각으로 싸서 이그니션 케이블과 같이 묶어놨다.
바이크의 전기장치에서 이그니션은 강력한 노이즈 발생원이라는 것과 캬브레터 방식의 차량은 보통 포지티브 트리거를 사용하는 반면 인젝션 차량은 거의 모두 네거티브 트리거링을 사용하도록 설계된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면 이렇게 처리하진 않았을 것이다.
순정 상태에서 헤드라이트 내부에 배선을 정리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 정도 커스텀을 하면서 순정커넥터를 보존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진짜 꼴도 보기 싫은 부직포 테이프.
언제부터 튜빙을 하지 않고 이런 테이프로 둘둘 말아서 배선처리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돼버렸다.
뭐 당연히 헤드라이트 내부는 텅텅 비었다.
홀 가공까지 되어 있던데 처음부터 헤드라이트 내부에 배선 정리를 했다면 ECU가 고장 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 본다.
차주와 수리방향에 대해서 상의를 했는데 ECU고장인 경우 늘 그렇듯 캬브화 하는 것을 선택.
순정 상태에서도 별로 튼튼하지 못한 35파이 이너튜브이고 포크캡을 위한 파인피치 나사산이 있는 부분은 두께가 2T 남짓인데 거기에 봉을 끼워 연장하고 모토크로스 차량이라니...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는 그대로인데 이렇게 길이만 연장하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비 정상적으로 차고를 올리기 위해 사용한 긴 리어쇽과 그에 따른 체인 각도의 왜곡.
아무리 에스알이 400cc로는 허접한 출력이라고는 하나 스윙암 연장에 따른 체인 교환에 데이스타용 체인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일단 전장계 모두 해체.
왜 스몰사이즈 그립인가....
차대를 휘감고도 남은 롱롱롱 클러치 케이블도 의미를 모르겠다.
일단 업펜더 때문에 정해졌을 혼의 위치를 바꾸기가 마땅치 않아서 원래는 네거티브 스위칭인 혼을 포지티브 스위칭으로 바꾼다.
가능한 VCC 배선은 짧게 처리하는 것이 좋은데 그래도 핸들 쪽 배선이 뜨거운 오일이 통과하는 차대 쪽 배선보다는 덜 위험할 것이라 판단.
인젝션 순정 상태에서 레귤레이터 위치를 본 사람이라면 그 상태로 임도나 오프로드를 간다는 게 얼마나 허황된 꿈인지 알 것이다.
바이크에서 가장 높은 전류가 통과하는 디바이스를 가장 취약한 위치에 두고 SR의 헤리티지 계승을 운운하던 야마하의 설계에 감탄을 하게 되는 부분.
이미 손상.
캬브화를 하게 되면 레귤레이터는 전장 플레이트 하단으로 옮긴다.
플라이휠 가공/
3HTM의 기본 포지션에서 3° 어드밴스에 마킹.
이그니션 포인트와 킥 백 포인트 작업 완료.
CDI 배선.
미니멀 메인하네스와 심플 핸들스위치 배선 제작.
원래는 네거티브 트리거용 이그니션 코일이므로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다.
튜브 하나로 메인하네스는 끝.
이 작업을 하는 이유는 SR의 독특한 스로틀 워크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서이다.
SR의 스로틀 바를 유심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스로틀 쪽은 반경이 크고 리턴 쪽은 반경이 작다. 순정 상태에서 이미 꽤나 하이스로틀인 셈.
메인하네스를 설치하고 전장 플레이트 작업.
헤드라이트 내부 배선정리.
전장 플레이트 배선 정리.
시동 및 전장계 동작 확인.
이번에 사용한 캬브는 OKO의 PWK 36.
그냥 룩을 위한 커스텀일지라도 모토크로스를 어필하고 싶다고 하니 좀 빠릿한 반응을 위한 선택.
좀 여유를 두고 작업할 생각이었는데 차주가 주말에 출고하고 싶다고 하여 급히 마무리 후 과하게 배기를 막아 둔 머플러까지 신품 콘치로 교환하고 출고.
어쩌면 이건 모타드 룩일수도....
2023 #80 TRIUMPH SPEEDMASTER 865 2004 (0) | 2023.12.04 |
---|---|
2023 #78 YAMAHA SR400 Motocross Custom (5) | 2023.11.27 |
2023 #74 YAMAHA SR400FIC (0) | 2023.10.25 |
2023 #72 KAWASAKI W400 (0) | 2023.10.14 |
2023 #71 SUZUKI BURGMAN 400 2018 (0) | 2023.10.1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