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있는 선반 중 제일 작으면서도 제일 정이 가고 손에 익은 선반인 EMCO Compact 10에는 나사 절삭을 위한 리드스크류만 있고 별도의 자동이송기능이 없어서 좀 아쉽다.
최소이송량으로 기어를 세팅해서 자동이송용으로 쓸 수가 있긴 한데 자동이송만을 위해서 기어를 바꿔야 하는 게 상당히 번거롭기 때문에 그동안 미세한 손조절로 사용해 왔다.
자동이송은 편의성뿐만 아니라 정삭시 표면조도와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기능을 구현하고 싶었다.
아쉬운 대로 리드스크류에 핸들을 붙여서 사용해보기도 하고 여기에 모터를 추가해서 전동화하는 것도 구상했지만 결국 리드스크류를 쓰면 매번 나사절삭 기어의 연결을 끊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리드스크류의 마모를 가속한다는 단점이 있어서 고민이 되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놓고 고민하던 중 CNC벼룩시장에서 던커모토렌 소형 모터를 보게 되었다.
주로 그리퍼에 사용되는 모터인데 24V 0.45A이니 대략 10W(스펙 시트를 확인하니 6W급으로 되어 있었다)의 출력이고 3400 RPM에 162:1의 기어박스 일체형이라 약 21 RPM이고 토크는 180 Ncm이다.
경험상 내가 미세이송을 위해 왕복대 핸들을 돌릴 때 대략 분당 3~4회전 정도이니 최종 기어나 풀리를 통해 1/5~1/7 정도로 감속하면 알맞은 속도가 된다.
중고제품이라 모터의 가격이 2개 2만 원인 것도 일단 사서 시도해 보는데 자극이 된다.
가장 중요한 클러치 메카니즘을 만든다.
가능한 선반 본체에 가공을 최소한으로 하고 기존의 사용방식과 충돌하지 않으며 단순하고 유지보수가 쉬운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선반 왕복대 핸들에 홀을 파고 클러치 장치를 장착했다.
DRO 때문에 사용하지 않게 된 이송눈금휠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홀을 가공한 풀리를 장착해서 클러치 장치와 연동이 된다.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모터와 기존 DRO헤드 고정 브라켓과 간섭이 있어 일체형으로 브라켓을 디자인하고 제작 후 방청용 도색.
기존 DRO헤드 브라켓 고정 볼트자리를 그대로 활용해서 브라켓을 달고 모터, 풀리, 벨트를 장착했다.
사용한 풀리와 벨트는 3D프린터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초저렴 제품으로 GT2 6mm 규격.
일단 국내에서 구매가능한 20Tx60T로 했는데 이송속도를 확인 후 해외주문으로 가능한 12Tx80T 조합으로 변경도 고려중.
옆의 브라켓은 모터의 정역정지 스위치와 자동이송 시 리밋스탑을 위한 스위치가 장착될 공간이다.
기존 핸들손잡이의 조작에 불편이 없으면서 클러치 조작도 편리하도록 크기와 동작방식에 신경을 썼다.
12V 배터리로 임시 동작 확인.
12V에서도 이송이 가능하니 정삭에 필요한 토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클러치를 해제하면 기존과 동일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엔코더와 스텝모터를 이용한 미니선반용 NC컨트롤 모듈이 이미 여러 종류 판매되고 있고 아예 CNC선반으로 개조하는 킷들도 많아 전체를 자동화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기능은 추가하되 오래된 공작기계의 정통성은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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