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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건 후기

신변잡기/삶을 말하다

by aRTBIKE 2009. 3. 1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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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 12월에 에잎동 중고장터에서 뭣 좀 사려다가 사기를 당했지 뭡니까..ㅎㅎ

뭐, 피해금액은 9만 원밖에 안됩니다만 15년 인터넷 개인 거래 경력 중 처음으로 당한 사기인지라 열이 받으면서도 황당하기도 해서 피식 웃음이 나더라고요.

 

 

(최초 물품 구매의사 문자에 온 답문... 좀 조급해 보이긴 해도 공손하게 존댓말이군요...)

인터넷 사기 피해정보 공유 커뮤니티인 더치트(http://www.thecheat.co.kr)에서 동일명의 계좌의 피해사례를 보니 사기꾼 놈이 택배 지연시간을 벌어볼 요량으로 일부러 토요일에 집중적으로 매물을 올린 모양입니다.

무신사와 다음 카페, SLRCLUB 등에서 피해사례가 속속 제보되고 있더군요.

 

토요일임에도 외환은행 고객센터와 계좌 개설점인 대구 만촌역 지점에 전화를 걸어 당신네 은행이 론스타에 팔려갈 때도 변하지 않고 계속 거래한 15년 VIP 고객이라는 것과 창구직원이 수익성이 확실하다며 판매한 펀드상품이 50%의 손실을 입히고 있음을 강조하여 지급정지를 시켰습니다.(원래는 지급정지 신청을 하려면 경찰서에 가서 사건 접수를 하여 경찰 측이 사건 접수내역을 공문으로 은행에 보내야 됩니다.)

월요일까지 지급정지상태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인터넷으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한 다음 월요일에 재차 사건 접수를 위해 경찰서에 가려는데 사기꾼이 제게 문자를 보냈네요.

 

(지급정지를 시키자 얼마나 답답했는지 제게 딜을 하네요. 게다가 첨엔 공손하던 놈이 반말로...ㅅㅂ)

이 문자들까지 자료로 첨부하여 사건 접수를 하고 나서 얼마 전 계좌 개설점인 대구 만촌역 지점 관할인 대구 수성경찰서로 사건이 이관되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수성경찰서에서 사기꾼들(2명이 공모하여 대포통장으로 사기를 쳤다고 하네요)이 잡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피의자가 합의를 보기 원한다며 전화번호를 알려줘도 되겠냐는 내용이었고 저는 알려줘도 된다고 했지요. 형사사건의 경우 선처를 바란다는 피해자의 탄원서가 형을 줄이거나 가석방 등에 꼭 필요하거든요.

두 시간 정도 후에 피의자의 아버님이라며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는 돈을 돌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왜 돈을 돌려주려고 하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상당히 퉁명스럽게 받을 거냐 말 거냐를 물으시더군요. 자식 때문에 죄 없이 고생하시는 아버님을 봐서는 그냥 넘어가야 하나 잠깐 고민했지만 나이를 서른 한살이나 먹고서 사기 칠 생각이나 한 범인을 봐서는 쉽게 용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돈은 민사재판을 통해서라도 받을 것이고 조서에 쓴 바와 같이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에도 왠지 뒷 맛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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