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귀찮지만 코멘트를 써본다.
2014년식 정수 인젝션 SR이 출력부조로 입고.
얼핏 보기엔 연식이 의심될 정도로 깨끗해 보이는 외관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문제점들이 보인다.
주행거리가 비정상적으로 짧다.
10년 된 차량의 주행거리가 이 정도라면 차주가 주기적인 방청 및 연료보존제 등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은 이상 내부적으로는 정상일 수가 없다.
뭐 냉동차니 어쩌니 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차주를 통해 차량 이력을 들어보니 두 달쯤 전에 장기 방치차량인 것을 알고 구입했으며 판매자가 탱크와 연료계통을 모두 청소해서 이상 없다고 했다는데 장기방치차량의 연료계통을 청소한다는 게 어느 정도 빡센 일인지 안다면 간단하게 "이상 없어요"라고 했다는 것이 어쩐지 더 불안하다.
판매자는 지금도 시흥에서 바튜매를 통해 여러 대의 바이크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요새 흔히 보이는 되팔이 나까마 정도 되는 거 같다.
주행거리가 짧은 만큼 펜더 내부 컨디션도 좋은 편.
크롬 부품들의 상태도 양호하다.
하지만 너트와 같은 도금 부품들은 허옇게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습한 곳에 장기방치된 차량의 특징.
일단 시동이 걸리고 주행은 가능해서 별문제 없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스로틀을 급하게 당겨보니 문제점이 드러난다. 5000 RPM을 넘기는 순간부터 부조가 발생하고 거의 시동이 꺼질듯한 상태가 반복된다.
진단기를 연결하고 확인한 결과 에러도 없고 각 부분 센서출력도 정상.
그런데 이상한 점은 엔진온도가 너무 빠르게 오른다.
부조와 함께 비정상적 엔진 온도 상승은 당연히 연료공급 부족이 의심된다.
탱크캡을 열어보고 바로 답이 나왔다.
장기방치에 따른 연료계통 부식이다.
탱크 상단이 이 정도라면 청소 따위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
녹과 연료찌꺼기가 슬러지 상태가 되어 연료라인을 채우고 있다.
탱크의 연료를 제거.
연료펌프에서도 녹이 많이 나온다.
연료펌프 분리.
펌프는 사용불가 판정.
필터도 삭아서 뚫려 있으니 인젝터도 멀쩡할 리 없다.
탱크 점검.
연료 콕과 센서에 녹이 잔뜩 붙어있다.
굳이 탱크 내부 상태를 보지 않아도 사용불가 판정.
도색이 되지 않은 부품들은 도금층에 박리가 시작되거나 녹이 진행 중이다.
오일탱크 내부 상태도 의심스럽다.
차주가 탱크를 구할 때까지는 임시로 사용한다고 하여 탱크 내부를 세척.
녹이 끝없이 나온다.
연료 콕과 센서는 교환.
알루미늄 부식이 심한 탱크캡 손질.
스로틀바디를 통째로 교환.
정상 상태의 연료펌프로 교환.
장착.
2개의 펌프를 분해해서 상태 좋은 것들로 조합하고 나머지는 폐기.
엔진오일과 필터도 교환.
그런데 엔진오일이 3L 가까이 나온 것은 의문.
탱크는 휘발유 세척과 건조, 압축공기 청소를 병행.
좀 찜찜하지만 탱크를 장착하고 주유.
테스트 주행.
작업완료.
출고.
사실 연료계통의 문제이기 때문에 수리야 별 게 아니고 전반적인 차량상태의 체크가 중요했다.
많이 탄 차보다 방치된 차가 더 골치 아프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
그리고 구매자 입장에서 착한 나까마는 세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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