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할 말이 많은 바이크가 들어왔다.
대략 90년식 정도로 보이는 TW200인데 시작은 탱크와 시트라인을 좀 그럴싸하게 만들고 싶다는 차주의 요구였지만 손을 많이 탄 바이크들이 종종 그렇듯 예상치 못한 수리로 진행된 스토리이다.
디자인과 전혀 무관한 삶을 산 사람도 바이크만 만지면 다 디자이너가 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유니크한 컨셉을 만들고 싶었다는 의도는 느껴지는 외관.
탱크를 내리자마자 뭔가 안면을 후려치는 듯한 충격을 받는다.
싱글 백본프레임인 바이크를 등뼈가 작살난 채로 타고 다니면 어쩌자는 건지...
엔진이 프레임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는 건데 이거 참 뭐라고 해야할 지 말문이 막힌다.
프레임이 휜 것으로 보아 커스텀을 위한 절단이라기보다 꽤 큰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메인프레임이 틀어져 있으니 리어 프레임과 휠의 정렬도 맞지 않는다.
터프하지만 그래도 미그용접된 리어 프레임에 비해 메인 프레임은 아크 점용접으로 대충 지지다 실패한 상태로 그냥 칠로 덮어놓은 것은 탱크로 가려질 부분이니 대충 때워서 팔아넘기려고 한 것일게다.
하긴 차주의 말로는 나한테 오기 전에 전장계 문제로 거의 1년 동안 다른 업체에 맡겨져 있었다는데 거기서도 프레임에 대해서는 어떤 리포트를 듣지못했다고 한다. 그냥 모른체 하는게 세상 편하게 사는 방법이긴 한데 돈은 돈대로 받으면서 이렇게 덮어버리면 섭섭하다.
조향계도 손상되어 베어링이 올라타는 문제가 있다.
배터리 단자... 고정도 안된 배터리의 +단자가 고무커버하나를 두고 철프레임과 닿아있는 것이 참 불안하다.
사라진 리어쇽 너트와 그라인더로 자르고는 마감하지 않아 날카로운 프레임, 그 옆을 지나는 배선의 조합까지 뭔가 마음이 불편하다.
소문에 듣자니 이전 전장계 작업을 한 곳은 순정품 사용과 정석적인 정비를 그리도 고집한다던 데 흔해 빠진 중국산 제네레이터와 CDI의 조합을 선택한 것도 그렇고 이 조합을 찾아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는 좀 궁금하다.
일단 차주에게 상황을 말하고 1차 작업으로 프레임과 배선을 정비하기로 했다.
몇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휘어있던 백본 프레임을 가능한 직선으로 맞춘다.
도색을 벗기고 프레임의 파손정도를 확인한다.
그라인딩으로 실패한 용접찌꺼기들을 제거한다.
이전에도 여러번에 걸쳐 그라인딩을 했었는지 이미 차대가 얇아져있는데다 교정하면서 벌어진 부위가 생겨 굳이 개선할 필요는 없다.
차대가 이미 부실하기 때문에 입열을 줄이기 위해 미그로 빠르게 덮었다.
아래 엔진 헤드 고정 브라켓까지 넉넉하게 붙여서 그나마 강성에 좀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쪽도 꽉꽉 눌러서 붙였다.
배선은 참 기가 막힌다.
헤드라이트를 그대로 사용하려고 배선 홀을 가공했으나 앞쪽에 달린 신당 입구같은 방패를 제거하고 5.75인치 라이트로 바꾸기로 결정해서 기존 라이트는 그대로 폐기.
누더기 같던 기존 배선을 모두 제거한다.
얼핏 메인하네스는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헤드라이트쪽 메인배선은 통째로 뚝 잘라놨고 전원,시그널 모두 추가배선을 주렁주렁 달아놓았다.
헛웃음이 나온다.
일단 배선이 지나기엔 좀 날카로운 전장박스 홀을 손질하고 도색을 덮고 고무 그로밋을 끼운다.
레귤레이터는 외부로 꺼내서 볼트로 고정.
기존 전장부품은 스타터 릴레이만 빼고 모두 폐기하기로 한다.
바뀐 중국산 제네레이터와 CDI에 맞는 간소화된 메인하네스 제작.
5.75 베이츠 라이트에 홀 가공 후 헤드라이트 내부에 배선 연결부 정리.
간소화된 핸들배선인데 전선의 규격까지 너무 간소화 시켜버렸다.
혼 스위치는 파손.
이런 방식의 핸들간소화를 꺼리는 이유.
핸들스위치 수리 후 그립도 교환.
메인하네스 설치 완료.
탱크는 용접부 파손으로 연료가 조금씩 새고 있다.
속도계가 동작하지 않는 이유는 미터기어가 고착되고 회전 날개 부품이 없기 때문.
휠 허브 라이닝의 마모도 심해서 다음 작업에서 휠 자체를 교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1차 작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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