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바이크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이 있다.
기계를 교감을 나누는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닥 공감이 가진 않는다.
기계는 기계일 뿐이다. 기계에는 인간적인 애정보다 기계적인 관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품 계기판 교체 후 적산거리 15,000Km가 되어 전체적인 정비를 해보았다.
그동안 한번씩은 해본 정비였기에 이번에는 좀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일단 이그니션코일과 플러그케이블부터 준비한다.
이그니션 코일은 사실 이전에 장착되어 있던 것도 문제가 없어서 굳이 교체가 필요하진 않았지만 브이텍 스펙3에서 탈거했다는 부품이라 상대적으로 연식이 얼마되지 않아 상태가 더 좋지 않나하는 막연한 기대와 어차피 남는 부품이기에 메인터넌스라고 생각하고 교환했다.
플러그케이블은 놀러지 핫와이어.
NGK 레이싱 케이블도 가지고 있었지만 순정으로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교환하지 않았는데 놀러지는 워낙 성능을 강조하는 아이템이다보니 차이를 보여줄지 궁금하긴 했다.
아쉬운 것은 유니버셜타입이라 사용은 가능하지만 플러그캡 부분이 구형CB400SF용과는 달라서 플러그홀에 먼지나 수분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별도의 가공이 필요하다.
먼지 플러그캡의 가공에 들어갔다.
항상 고무제품이 필요하면 달려가는 세운상가 육교박킹을 샅샅히 뒤져 발견한 적당한 사이즈의 배수캡...
원래는 가운데 구멍에 플라스틱 부품과 줄을 달 수 있는 쇠고리가 달려있다.
플라스틱 부품과 쇠고리를 제거하고 놀러지 핫와이어의 플러그캡에 딱 맞는 사이즈로 구멍을 넓혀준다.
구멍은 내열정도도 실험할 겸 인두로 지져서 키웠는데 300도의 인두열에도 쉽게 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엔진열정도는 충분히 견딜것 같다고 예상할 수 있었다.
가공을 마치고 장착.
전용 완제품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원래의 목적인 먼지와 수분유입 차단의 기능성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앞쪽의 배선은 고민 끝에 새로 정리한 HID 전력 공급라인...
가장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면서 시동 초기에는 돌지 않는 팬용 배선이라 가동시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HID용 전력공급라인으로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핸들스위치에 매립했던 라이트ON/OFF스위치를 그대로 사용하여 릴레이도 필요없고 순정라이트 배선을 건드릴 필요도 없다.
놀러지 핫와이어의 가장 중요한 장착조건인 쉴드의 접지를 하기 위해 배터리의 -에서 이그니션코일의 접지부분까지 OFC케이블로 직접 끌어다 놀러지의 실드접지선과 같이 연결했다.
이건 전에 누군가 문의했던건데 개인적으로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HID 발라스터자리이다.
캬브 바로 위 메인하네스에 매다는 것인데 배터리 및 라이트와도 가깝고 메인하네스에 매달려 있으므로 진동도 완화되어 진동으로 인한 발라스터의 고장도 좀 줄일 수 있고 빡빡한 CB400SF에서 그나마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
사진에 보이는 것은 슬림형 발라스터지만 일반적인 크기의 발라스터도 장착이 가능.
이번엔 브레이크 계통의 정비이다.
그동안 사용해 온 야마시타 패드는 저렴하면서 순정급의 제동력과 디스크를 갉아먹지 않는 점 등으로 만족하고 있었으나 수명이 비교적 짧다.
사진은 불과 10000Km전에 교체한 앞패드이다. 라이닝이 거의 다 마모가 되었다.
주로 시내주행이라 급출발,급브레이킹을 반복하는 패턴, 그리고 앞디스크의 교체 등등의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패드의 수명이 짧은 것 같긴 하다.
패드의 마모에 의해 패드텐셔너도 변형이 있어 교체하기로 했다. 어차피 매뉴얼상에도 패드와 함께 교체하도록 되어 있다.
교체된 리어 패드와 피스톤.
리어패드는 좀 남아있었고 피스톤도 상태가 나쁘지 않았지만 정비하는 김에 패드, 피스톤, 피스톤씰, 텐셔너를 모두 교환하고 마스터 실린더까지 오버홀.
아무리 자가정비라지만 투자되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할 때 한번에 하는게 남는거다.
교체된 프론트 패드와 캘리퍼 피스톤.
끼울 때에 피스톤 플라이어가 없으면 알맞은 사이즈의 복스알에 고무테잎을 한번 감고 연결대를 연결한 다음 피스톤에 끼워 넣은 뒤 피스톤에 컨디셔닝 플루이드를 바르고 피스톤 홀에 똑바로 세운 뒤 천천히 누르면 부드럽게 들어간다.
에어빼기 작업은 굳이 아스트로에서 판매하는 밸브 달린 전용주사기가 아니더라도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대형주사기와 내경 4~5mm정도의 투명한 테프론호스만 있으면 상당히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이번엔 휠 베어링이다.
7000km전에 앞뒤 휠베어링을 교체해서 교환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하는 김에 같이 정비해버리고 당분간 잊어버리는게 편하다.
베어링의 규격은 프론트 6004 두 개/리어 6303 두 개/스프로켓(대기어) 6204 한 개.
모두 베어링에 플라스틱 씰링이 된 2RS타입.
혼코에 들러 새로 가져온 CB를 위한 리어윙카다이 하나와 캘리퍼 브레이크 패드볼트 한 세트도 사왔다.
일요일 아침부터 길거리에서 바이크를 뜯기 시작했더니 교회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똑같은 바이크 두 대를 길거리에서 정비를 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젠 별로 쪽팔리지도 않다....
별도의 공구 없이 베어링을 빼려면 요령이 필요한데 액슬샤프트와 고무망치만으로 빼는 것은 그 정점.
혼자 작업을 하면서 각각의 작업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세부적인 작업사진은 없다.
윈드실드도 순정에서 Puig제품으로 교체해본다.
남는게 있어서 달아보는 것 뿐 사실 별 의미는 없다.
나름 레어템 CB LUV 스티커...
원혁이의 계기판 스위치를 고쳐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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