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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8 HONDA CB223S

고객차량정비/2023

by aRTBIKE 2023. 3. 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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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작업은 아니지만 작업하면서 바이크 정비 시 항상 맞닥뜨리게 되는 올바른 정비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여지를 만든 차량이라 코멘트를 좀 달아본다.

앞서 캬브와 소모품 수리를 하고 나갔던 CB223S가 다시 입고되었다.

차주가 정비를 의뢰한 이유는 겨울에 제자리에서 살짝 넘어졌는데 그때부터 핸들을 똑바로 잡아도 바이크가 옆으로 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일단 부러진 레버를 교환하고 조향계를 점검한다.

얼핏 보기에도 프런트 포크가 안쪽으로 밀린 것 같다.

그런데 차주는 정지상태에서 넘어졌다고 했고 바이크의 다른 부위를 봐도 크게 손상된 부분은 없다.

일단 포크를 뽑아 점검해야 하기에 휠 분리.

앞을 띄운 상태에서 휠을 돌려보았을 때 패드 간섭 소리가 특정부위에서 나는 것으로 보아 프런트 로터가 좀 휜 것 같다.

어차피 로터의 수명이 거의 다 해서 교환해야 하기에 차주에게 증상을 설명하고 차후 작업으로 보류.

프런트 액슬을 점검한다.

좀 틀어지긴 했지만 액슬이야 교환도 간단하고 부품가도 얼마 안 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프런트 휀더의 고정 볼트홀은 모두 깨져있었고 안쪽에 보수를 한 흔적이 있었다.

프런트 휀더의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그냥 사용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다른 부분이 갈리거나 깨진 것이 없는데 볼트홀 주변만 파손된 것은 포크의 뒤틀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프런트 포크 분리. 쉽게 빠지지 않아 스템의 클램핑 부위를 벌리면서 분리했다.

정상적인 포크는 클램핑 볼트만 풀고 슬쩍 내리기만 해도 쉽게 분리가 되는데 이렇게 쉽게 빠지지 않는 포크는 클램핑 부분에 녹이 심한 것도 영향이 있지만 대부분은 포크가 휘어서 발생한다.

포크가 양쪽 다 상당히 휘었는데 원래 이 정도면 교환을 해야 하지만 차주가 비용에 대해서 걱정을 하기에 교정을 해보기로 했다.

프레스로 교정을 하려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경험상 포크에 힘을 가할 때 버티는 느낌이 있는데 뭔가 쑥 내려간다.

 

녹이 많았던 클램핑 부위를 연마하고 나서 확인을 하니 그 이유가 명확해졌다.

사고로 꺾인 포크를 이미 한번 재생했던 것.

그런데 저렇게 표면 연마면이 크랙이 생길 정도면 절대 재생해서는 안된다.

한번 접은 철을 다시 편다고 해서 원상 복구되는 것이 아니며 크랙이 생긴 부분의 내부는 이미 갈라져 있다고 봐도 된다.

차주와 다시 상의를 하여 이너튜브를 교환하기로 결정.

포크오일 드레인.

오일 상태가 매우 매우 좋지 않다.

분해 후 세척.

그런데 뭔가 부족한 것 같아 자세히 보니 리바운드 스프링이 없다.

어디 잘못 떨어뜨리기라도 한 것인지 한참 찾았지만 없었고 이전에 포크를 분해, 조립하면서 빠뜨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포크오일의 상태로 보아 오버홀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잠시 상황파악을 해 보았다.

역시나 찌그러진 이너튜브에 리바운드 스프링이 걸려 빠지지 않는 상태.

한참 애를 써 봤지만 쉽사리 빠지지 않는다.

다행히 이너튜브는 재고가 있었지만 리바운드 스프링은 백오더를 해야 해서 부품용으로 가지고 있던 FTR의 포크에서 적출.

찌든 포크 내부를 세척하고 포크 조립.

포크 오일 주입.

포크캡의 나사산도 손상되었다.

교환.

포크 작업 끝.

야외 주차로 녹이 심하게 슬어 있던 체인도 교환.

엔진 오일 교환.

겨울철 에어클리너 박스와 엔진 내부의 결로 때문인지 수분이 상당히 많은 크림 상태.

테스트 주행 후 출고.

 

보통 개인의 자가 정비든 센터의 작업이든 바이크 정비 기록을 보면 대부분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자기 자랑, 다른 하나는 전차주 혹은 이전 정비에 대한 험담....

 

처음엔 나도 그랬었고 사실 여전히 이륜차 정비레벨에 대해서는 불신이 많지만 모든 사람이 바이크의 구조와 관리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차주의 금전적, 시간적 상황이나 안전도에 대한 이해 등에 따라 상황에 맞는 수리만 하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제는 이전 정비 내용에서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함부로 평가하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바이크의 포크 상태를 보고는 이건 좀 너무했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차주가 싸게 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해도 수리를 맡지 않을지언정 이렇게 정비해 두면 안 된다.

자칫 사람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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