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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3 HONDA SUPER CUB 110

고객차량정비/2023

by aRTBIKE 2023. 6. 1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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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증상 : 배터리 방전/충전 전압 부족

작업 내용 : 배터리 교환/LED 헤드라이트 램프 교환/충전방식 개선

 

커브다.

뭐 개발의 배경, 유구한 역사, 경이적인 내구성과 연비 등등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었으니 또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수많은 파생 모델이 있지만 메인스트림이라고 할 수 있는 110 한정으로 최근의 변화를 보면...

2012년 JA10이 갑자기 우락부락한 디자인으로 나왔다가 대략 6~7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클래식 붐 때문인지 2017년 10월에 다시 오리지널 디자인에 가깝게 회귀한 JA44가 발표되면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원래 승용으로 나온 PCX나 NMAX가 배달용 바이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원래 상용차로 개발된 커브가 Fashionable Vehicle처럼 취급되는 아이러니에는 좀 실소가 나온다.

귀여운 룩, 실용성, 다양한 추가 아이템, 만만한 가격 등의 요소를 고루 갖추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클래식 장르에 꼭 필요한 허세인 헤리티지가 크게 어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뭐 다들 뻔히 아는 내용은 이만 줄이고 문제를 해결해 보자.

 

JA44 이전의 커브는 모두 교류(AC) 방식 헤드라이트를 사용했다.

AC 헤드라이트는 초기형 바이크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여 작은 제네레이터 출력을 가진 소형 바이크에서는 최근까지도 널리 사용되었다.

굳이 에디슨과 테슬라의 커런트 워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일반 조명에서 AC가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전기의 기본을 아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엔진회전수에 따라 라이트의 조도가 변하긴 하지만 주행 시엔 충분한 조도이면서 배터리의 전력을 사용하지 않는 AC 헤드라이트의 효율성은 분명 커브의 완성도에 기여했다고 본다.

 

그런데 JA44가 나오면서 커브의 명성에 작은 흠을 만든 이슈가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시동 꺼짐 현상.

바이크에서 시동 꺼짐 현상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JA44 시동 꺼짐의 주원인은 전력부족이다.

문제는 JA44에 DC LED헤드라이트가 채택되면서 발생했다.

DC 전용 제네레이터가 채택되고 이전의 AC헤드라이트 전력계통 대신 REG+, REG-라는 개념을 더한 DC조명을 사용하는데 안 그래도 전력량이 충분치 않은 하프 웨이브 정류를 사용한 커브에 추가적으로 헤드라이트 부하가 더해진 셈.

그래서 추가적인 전장품이 없는 상태에서도 아이들링시에 충전전압이 12V 중반대를 넘지 않는다.

게다가 옵션질하기 좋아하는 유저들이 USB차저, 블랙박스, 안개등이라 부르는 보조라이트에 열선그립과 같은 무지막지한 부하를 더하면서 배터리가 충전되지 않고 아이들링 상태에서 브레이크만 잡아도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번에 입고된 커브는 별다른 전장품이 더해지지는 않았지만 왕년에 정통 클래식에 한 발 담그고 있었던 차주가 LED 헤드라이트에 괴리감을 느껴 튜닝품으로 판매되는 PROTEC LED 클래시컬 헤드라이트 킷을 장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미 배터리는 방전된 상태로 입고.

배터리 확인을 위해 커버 분리.

USB용 전압인 줄....

거미가 살고 계심....

기왕이면 배터리는 검증된 걸 사용합시다.

배터리 단자를 확실하게 조인 것은 좋지만 너무 세게 조이면 납재질의 단자는 변형될 수 있다.

배터리 교환 후 초기전압.

아이들링 상태에서 무부하 배터리 전압보다 낮기 때문에 전혀 충전이 되지 않는다.

초기 전압> 키 온 후 연료펌프와 헤드라이트 동작 시 전압> 셀 시동 시 순간 전압> 아이들링시 전압> 스로틀 개방시 전압 순이다.

일단 스펙상 소모전력 20W의 LED 헤드라이트를 그대로 사용하는 데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분리.

이게 상당히 복잡한 장착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제조사에서 클림핑 도구가 없는 유저가 하네스를 건드리지 않고 장착할 수 있도록 꽤나 신경을 쓴 모양이지만 차라리 순정 헤드라이트 커넥터를 활용하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일단 램프의 조도는 상당하기 때문에 조도를 좀 낮추더라도 전력소모를 줄이는 방법이 있으면 방전까지는 생기지 않을 것 같아 LED 램프를 분리해서 살펴본다.

PCB의 양면에 LED가 두 개씩 달려있는데 하나씩 제거하여 소모전력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가정을 세웠지만....

상하향이 면으로 구분된 게 아니라 PCB의 양쪽에 각각 상하향을 담당하는 LED가 달려있어서 하나를 줄이는 방법도 적절하지 않다.

LED 하나를 떼어내면 PCB의 그림자 때문에 헤드라이트가 반쪽만 비추는 현상이 생길 것이다.

결국 이 램프를 사용하긴 힘들고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

차주와 상의하여 조도를 포기하고 클래식 하우징만 사용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

제거된 PROTEC LED 클래시컬 헤드램프 킷.

각 10W의 Cree XP-L LED가 2개씩 상하향 각각 20W인 램프의 열을 분산시키기 위해 알루미늄 방열판에 팬까지 장착되어 있다.

하우징의 전구 규격은 PH7이고 접점 소켓이 있다면 PD15도 사용가능하다.

순정 헤드라이트의 스펙을 확인.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터넷상의 정보에는 JA44 헤드라이트의 소모전력이 5W라고 되어 있었지만 사실과 다르다.

헤드라이트에는 7개의 선이 연결되는데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좀 새로운 조명방식이다.

어쨌든 순정 헤드라이트 소켓만을 사용하여 헤드라이트를 구현해야 한다.

적당한 LED 램프를 찾아 장착하고 소켓도 이식.

알리에서 3600K의 램프를 주문했지만 망할 세일 기간에 걸쳐서 배송이 지연되는 바람에 일단 급히 구한 화이트 LED를 임시 장착.

전구만 교환하면 되는 것이기에 제품이 배송되면 차주가 직접 교환해 보기로 했다.

테일램프도 수정하여 아이들링 상태에서 13V 오버로 만들었다.

더 이상 방전되거나 시동이 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실 전력부족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이미 다들 알고 있다시피 스테이터의 여분 코일을 이용해서 FULL WAVE 정류를 하는 것이다. 이론상 현재의 두 배로 전력이 나오기 때문에 웬만한 옵션추가로는 전력 부족이 생길 일이 없다.

다음 번에 커브의 전력부족을 해결할 일이 생긴다면 추천해 볼 생각이다.

이놈의 클래식 룩 때문에 너무 큰 댓가를 지불한 차주가 앞으로는 별 일 없이 탔으면 한다.

클래식 병은 지갑을 가볍게 만든다.

어쨌든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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