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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산 계기판의 허와 실

개인정비작업/HONDA CB400SF(NC31)

by aRTBIKE 2008. 8. 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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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의 경우 순정계기판이 타기종에 비해 중요하게 간주되는 편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그 이유가 계기판에 장치된 리미트 회로로 인해 계기판이 없으면 RPM이 제한되는 소위 계기판 찐빠라고 부르는 현상이 있다는 것과 순정계기판의 아날로그 더블 메터 디자인이 전형적인 네이키드 스타일인 CB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보기때문인 듯 합니다.

그런데 이 계기판이 슬립이나 사고시 라이트와 함께 가장 쉽게 충격을 받는 위치인지라 작은 사고에도 계기판의 컵이 부서질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바이크의 연식대비 수명에 비해 장수하는 편인 CB의 특성상 고장나거나 외관상태가 부실한 계기판이 달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신품계기판을 구입하여 장착하려다가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계기판의 가격에 좌절하는 배고픈 열혈라이더를 종종 보게 됩니다.

저 역시 제 CB400SF 구입시 장착되어 있던 계기판이 배선이 삭아있어서 계기판 교체의 필요성을 느끼던 중 혼코에서 판매하는 신품계기판의 가격에 충격을 받아 일옥으로 눈을 돌려 비교적 저렴하게 신품계기판을 획득하는데 성공하였으나 40만원이 넘는 금액은 역시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그렇게 어렵게 구한 계기판이 얼마전 테러로 인해 외부컵과 트립미터 다이얼, 상판의 귀퉁이, 내부 흰색컵의 일부가 깨지는 불상사를 겪게 되었습니다. 순정품으로 교체한다면 자그마치 합계금액 18만원이상이 필요한 거죠.

고민은 시작되었습니다. 보기 흉하지만 보수를 해서 적당히 사용하느냐 아니면 그냥 눈 딱감고 술한번 안먹고 순정 부속품으로 구입하느냐...

그러던중 바이크 관련 사이트에서 종종 보던 계기판 판매글을 보았습니다. 정품이 아닌 대만산(?) 계기판이라고 판매되는 것이 좀 신기했지만 관심이 가더군요.

아마도 수입바이크 중 단연 수위에 들어갈 CB400SF의 판매량에 따른 순정계기판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인한 기현상일 것입니다.

제 바이크는 93년식으로 CB400SF중에서 가장 구형입니다. 그래서 연료게이지가 없는 가장 구형의 계기판을 일단 구입해봤습니다.

그리고 달았는데 문제가 있어 뜯어보게 되었고 순정계기판과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문제에 접하게 될 많은 CB라이더분께 미리 이 차이점을 알려드리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설 정말 길다..)

일단 외관입니다. 멀쩡해 보입니다.

테두리가 그냥 검은색인 순정계기판에 비하면 미터테두리의 크롬링과 혼다로고와 램프주변을 둘러싼 금속패널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인해 왠지 더 신형같이 보입니다.

트립미터의 손잡이도 신형처럼 생겼습니다.

순정계기판의 사진은 작년 일옥에서 신품계기판 낙찰에 성공해서 배송받은 후 개봉할 때 찍은 사진입니다.

대만산(?)계기판의 금속부분을 가까이서 촬영했습니다.

뭐랄까 금속패널의 표면처리가 약간 엉성해 보입니다.

사이드 스탠드 램프의 플라스틱 렌즈 마감도 엉성합니다.

역시 순정품과 비교해 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뒷커버는 좀 더 엉성합니다.

뒷커버의 금형이 잘못 설계된 듯 아랫쪽 비스 두개는 어정쩡하게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커버를 풀어보니 원래 금형에 문제가 좀 있었던 듯 군데군데 수정된 부분들이 보입니다.

계기판의 내부도 차이가 있습니다.

순정계기판과 비교하면 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속도계쪽으로 들어가는 리미트 배선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메인하네스와 연결되는 커넥터 쪽에도 배선이 빠져 있습니다.

또한 별로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배선이나 압착단자의 품질도 매우 조악합니다.

전구용의 소켓이나 차체에 고정되는 브라켓도 좀 조잡해 보입니다.

특히 브라켓은 손으로 절곡한 것 같고 표면처리도 엉성해서 녹이 쉽게 생길 것 같습니다.

순정계기판의 내부모습입니다.

장착했을 때의 동영상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반품하느라 촬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RPM은 순정계기판보다 훨씬 높게 표시되었고 계기판 찐바도 있어서 RPM이 버벅대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배선으로 해결하란 뜻 같습니다. ㅡ_ㅡ;;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이 계기판이 대만산이 아니라 중국산이라고 추측됩니다.

코소와 같은 대만산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만산 바이크와 튜닝용품, 악세사리의 수준은 상당히 우수합니다.

제가 본 계기판은 대만산 호환품 수준이 아닌 중국산 짝퉁에 가까왔습니다.

대략 25~3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물론 순정계기판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지만 바이크의 부품으로서 그 역할이 부실하고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구입하긴 꺼려진다고 하겠습니다.

끝으로 조만간 국산바이크의 계기판을 CB에 이식하는 작업을 해보려고 지금 자료를 수집중인데 완성되는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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