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품과 호환품... 그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보자 - 오일필터 2편

1차 업데이트에 이은 오일필터 비교 2차 업데이트입니다.

 

드디어 톱날이 도착하였습니다. 이제 필터들을 분해해 볼 차례입니다.

불쌍하게도 오늘 생을 마감할 친구들입니다.

(좌로부터 혼다순정 / 해영사제 / 보쉬차량용 / 현대순정차량용 오일필터입니다)

 

먼저 저렴한 현대차량용 오일필터부터 잘라봅니다. 혹시 자르다 진행상 생각지 못한 문제점을 발견해도 리스크가 작기 때문에....ㅋ

고무렌치로 작은 각목에 묶고 톱질을 합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네요. 생각보다 필터의 외곽재질이 두껍고 튼튼합니다.

 

섬세한 매직쏘로는 역부족.. 쇠톱을 가져와서 썰어보지만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 네 개를 다 썰려면... ㅎㄷㄷ

딸랑 필터 한 개의 1/5정도만 썰고 포기... 하긴 이정도 강도가 안되면 필터렌치로 조일 때 외곽케이스가 찌그러져 버리겠죠...

 

훨씬 고가인 YBB도 안타면서 93년식 CB400SF를 타는 이유가 뭐냐? 당연히 힘이 안드니까.....
그래서 그라인더 등장!!!

 

그라인더로 끝장본 네 개의 필터들.. 제 한 몸 희생해준 필터들에게 삼가 조의를...

그라인더로 자르면서 느낀건데 혼다순정필터의 외곽 재질이 좀 더 단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두께의 차이는 별로 없었는데 좀더 튼튼한 재질인 것 같습니다.

 

분해된 필터들입니다. 각 필터별로 상단부터 외곽케이스/압력스프링/필터부/역류방지판막/케이스 하부/고무씰 입니다.

구성품에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구조는 거의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외곽케이스의 내부에는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필터부를 보면 순정필터의 구조가 타른 필터에 비해 약간 특이함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주목할 것은 게다가 타 필터들은 위아래를 금속캡으로 덮고 있는 반면 혼다의 오일필터는 그냥 노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압력이 높다면 접힌 날개의 위아래 틈새로도 오일이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압력스프링과 과압밸브입니다.

(좌측상단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혼다순정 / 해영사제 / 보쉬차량용 / 현대순정차량용 오일필터입니다)

필터부를 하부에 밀착시켜주는 압력스프링은 혼다순정품과 보쉬차량용은 판형, 해영사제와 현대순정차량용은 코일형입니다.

가운데 부분의 과압밸브가 혼다순정품의 경우 금속이고 기타 필터들은 플라스틱재질입니다.

 

과압밸브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1번처럼 불순물이 포함된 오일이 들어갑니다. 들어간 오일은 역류방지판막에 의해 다시 나올 수 없습니다.

들어간 오일은 2번처럼 필터부를 통과하여 불순물이 제거된 후 3번으로 배출되어 다시 엔진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압력으로 필터내부로 오일이 많이 들어오거나 필터부의 오염이 심해 투과가 어려운 경우 필터내의 압력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때 상단의 4번 과압밸브에 압력이 가해지고 밸브가 열리면서 오일은 필터부를 거치지 않고 그냥 배출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시기에 오일필터를 교환하지 않으면 오일이 필터부를 거치지 않고 과압밸브를 통해 그냥 배출되므로 엔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겠지요.

 

오일필터의 구조를 살펴보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과압밸브가 정상동작하는 한 오일압력으로 오일필터가 터지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 업데이트에 포함시킬 내용이 하나 생겼네요. 각 필터의 과압밸브가 어느정도 압력에 동작하는지 압력계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각 필터별 과압밸브의 동작압력을 비교하면 바이크와 차량용은 오일압이 틀리기 때문에 필터를 혼용하면 안된다는 사실의 진위를 밝힐 수 있겠죠.

 

이제 가장 중요한 필터부의 비교입니다. 

(좌로부터 혼다순정 / 해영사제 / 보쉬차량용 / 현대순정차량용 오일필터입니다)

표면적을 넓혀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하도록 한 엔진이나 라디에이터의 냉각핀을 보면 알 수 있듯 필터에서 오일에 접하는 필터지의 면적이 넓으면 필터링 효율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면적은 가로세로의 곱이므로 필터의 높이가 클수록, 접힌 날개의 수가 많을수록(접힌 부분의 길이, 즉 필터전체의 지름에서 필터지가 차지하는 길이는 나중 사진에 나오지만 거의 동일합니다) 넓겠지요.

필터의 높이는 일단 금속으로 팩킹되지 않고 외부로 드러난 부분만을 측정할 때 혼다순정과 보쉬차량용, 현대순정차량용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고 해영사제 필터는 좀 작습니다.

필터지가 접혀진 날개의 수는 혼다순정 45 / 해영사제 48 / 보쉬차량용 60 / 현대순정차량용 62개로 필터의 총면적만으로 본다면 현대순정차량용이 가장 넓다고 하겠습니다.

 

필터의 성능은 면적뿐만 아니라 재질과도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각 필터들의 재질은 모두 약간씩 특성이 있으나 외관상 큰 차이를 발견하긴 힘들었습니다. 

(좌측상단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혼다순정 / 해영사제 / 보쉬차량용 / 현대순정차량용 오일필터입니다)

그중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혼다순정필터인데 타 필터들에 비해 두껍고 보풀이 많은 재질의 필터지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단면을 보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타 필터에 비해 날개수가 작은 대신 필터지의 두께는 단연 두껍습니다.

 

게다가 크게 보면 한겹으로 이루어진 타 필터에 비해 혼다순정품의 필터지는 이중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접힌 부분을 보면 색이 좀 다른 두개의 재질이 겹쳐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재질의 차이가 필터성능에도 차이를 보여줄까요?

다음번 업데이트에 포함될 내용이 또 하나 늘었습니다.

오일에 불순물을 섞어서 필터지를 통과시켜봄으로 각 필터들에 사용된 필터지의 재질에 따른 성능차이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어떤 불순물(필터의 성능의 차이를 볼 수 있을만큼 고운 분말이면서 오일에 용해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겠죠)을 섞을지 고민해 봐야겠네요.

 

그런데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이상한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1차업데이트에도 인용했던 혼다웹사이트 H.O.P의 오일필터 페이지입니다.

내용을 정리하면 혼다오일필터는 독특한 접기 방식을 사용, 접힌 날개의 수를 많게 하여 필터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 사진을 보시면 좀 이상한 점을 볼 수 있을 겁니다.

혼다순정오일필터의 필터부입니다. 안쪽의 접힌 부분을 보면 웹사이트의 설명과는 다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필터지가 타필터보다 두껍고 일반적인 접기 방식을 사용했기에 날개의 수도 타필터보다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혼다웹사이트 H.O.P의 오일필터 페이지에서 그림까지 곁들여 설명한 "독자적인 접기방식"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현대순정차량용 오일필터의 필터지에서 이런 접기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같은 내경안에 더 많은 수의 접기날개를 구현하고 결과적으로 더 넓은 면적의 필터지를 넣을 수 있는 것입니다.

 

혼다라는 회사가 오일필터에 대해 뻥을 칠 리는 없고 스펙이 바뀐 것일까요? 아니면 자동차에만 적용되는 사항일까요?(사실은 혼다차량용 필터를 분해한 웹사이트 자료들에서도 독특한 접기 방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실은 저너머에..ㅋ

어쨌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필터별 성능 차이이므로 이제 필터지의 재질에 따른 필터링 성능의 비교가 남았네요.

그럼 다음번 업데이트에서 나머지를 파헤쳐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