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정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프론트 포크 오버홀에 대한 정보를 접해보셨을 것입니다.
보통 프론트 포크의 오일씰(리테이너)의 노후와 파손에 따른 포크오일의 누유현상으로 오일씰의 교체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오일씰이 파손되는 이유는 바로 이너튜브(이너파이프)의 표면에 생기는 흠집 때문입니다.
흠집은 주로 주행중의 파편이 부딪힘으로 인해 생기는데 치핑가드 등으로 그 영향을 줄일 수는 있지만 서스펜션의 특성인 스트로크가 있는 이상 이너튜브 전체를 커버하기는 어려우며 포크부츠를 사용하여도 포크부츠내에 이물질이 들어가게 되면 오히려 이너튜브에 지속적으로 흠집을 남기는 역효과를 낼 수 있기에 외부에 노출된 바이크의 이너튜브는 그 보호가 상당히 취약하게 됩니다.
물론 이너튜브의 표면은 충분한 강성을 지니고 있고 최신 바이크의 이너튜브는 표면에 테프론소재 등으로 코팅이 되어 있어 오일씰과의 기밀성을 높이면서 마찰계수를 줄이고 파편 등에도 강하게 되어 있지만 비교적 구형의 메카니즘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데다 연식까지 오래된 구형 CB의 경우 이너튜브 표면의 흠집은 바로 녹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 녹이 발생하게 되면 거의 백이면 백 오일씰을 손상시키게 되어 이너튜브 자체를 교환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고로 인한 이너튜브 자체의 손상도 없는데 표면(그것도 스트로크 범위 내)에 생긴 작은 녹 하나 때문에 개당 15만원대에 달하는 이너튜브를 교체한다면 좀 아까운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동안 총 6조의 프론트 포크를 정비하면서 4조의 손상된 이너튜브를 교체하였고 그 중에서 일부는 비교적 간단한 조치로 재사용이 가능한 경우가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녹이 발생한 이너튜브의 모습입니다.
저런 녹의 위치가 스트로크 범위(포크가 충격흡수를 위해 피스톤작용을 하는 범위)가 아니라면 별 관계 없지만 스트로크 범위 내에 있다면 이 이너튜브는 원칙적으로 사용불가 판정일 겁니다.
오일의 누유를 막기 위해 부드러운 고무재질로 되어 있는 오일씰의 내부막을 녹이나 흠집이 수십 수백번씩 훑고 지나간다면 당연히 손상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흠집과 녹이 작아서 그냥 무시하고 오일씰만 교환한 경우라도 처음엔 오일이 누출되지 않겠지만 오래지 않아 오일씰이 손상되어 오일의 누출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센터에서 프론트포크 오버홀시 이너튜브에 흠집이 있다면 신품으로 교환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오일씰만 교체했다가 얼마지나지 않아서 오일누출이 생기면 좋지 않은 소리를 듣게 될테니까요.
결국 흠집이 있으면 반드시 이너튜브를 교체해야 하느냐란 질문에 대해서 원칙적으로는 그렇다고 답을 해야하지만 자가정비는 자신의 책임하에 약간의 편법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요.
일단 녹의 크기와 그 수가 작다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래 가장 좋은 방법은 테프론 코팅을 하는 것인데 실제로 정밀한 테프론코팅작업이나 테프론 필름을 붙이는 방법 등은 신품 이너튜브의 가격을 넘어서는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나름 합리적이라 생각해서(사실은 헝그리 자가정비라는 이유) 선택된 방법은 문구점에서 파는 아크릴계 순간접착제로 녹의 표면을 메워버리는 것입니다. 간단하지요.
먼저 녹의 표면에 순간접착제를 아주 작은 양만 발라줍니다.
열풍기로 건조시키거나 충분히 자연건조시켜 완전히 굳을 때까지 기다린 후 1000방 사포로 물사포질을 해서 녹부분을 제외한 표면의 접착제를 깎아냅니다.
물사포질을 하면서 눈을 감고 녹부분을 만져보세요. 녹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면 더 매끄럽게 깎아야 합니다.
사포질이 다 끝났으면 이제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이너튜브에 오일을 약간 바르고 오일씰을 끼워 여러번 왕복해보면 오일씰이 손상될지 안될지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흠집이 있는 부분에 오일막이 주변과 다르게 보이면 흠집이 오일씰의 내부막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고 피스톤 운동이 반복되면 결국 손상이 될 거라는 뜻입니다.
상단에 오일과 먼지의 띠가 형성이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녹 부분에는 오일막의 이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재생(?)한 이너튜브 한 조를 사용해본 결과 현재 8000Km를 달리고 나서 한쪽에서 오일의 누출이 살짝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도 원래 녹은 오일 누출이 없는 이너튜브쪽이 더 심했던 것으로 추정하건데 이너튜브의 이상이라기 보다는 다른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끝으로 이 방법은 자신의 바이크에만 사용하시고 자가 정비가 가능한 경우에만 권장합니다.
센터에다 이 방법으로 처리해 달라고 떼써봤자 욕만 먹습니다. 만일 이 방법으로 재생해서 얼마가지 않아 오일씰이 터져 프론트포크 수리를 또 하게 된다면 공임이 튜브교체비와 비슷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가정비는 항상 Own Risk임을 잊지 마세요.
추가> 프론트 포크 오일씰이 완전 썩어서 빠지지 않을 때 그나마 좀 쉽게 빼는 법.
삼발이까지 통째로 풀러서 자키로 뽑습니다. 휘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리테이너가 찌그러지는 것 뿐 이너파이프는 휘지 않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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