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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은 없다 - 대장간 시리즈 1편

개인정비작업/HONDA CB400SF(NC31)

by aRTBIKE 2008. 8. 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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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심심할 때 타고 다니려고 구입한 중고 CB400SF 93년식 덕택에 처음 네이킷 바이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구입시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는 좀 궁상맞다고 생각하던 자가정비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젠 라이딩 보다 오히려 정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동네 골목에서 바이크 탱크 내리고 있노라면 나이먹고 이러는 것이 좀 추하게 보일 것 같긴 하지만 알콜에 찌들어 있던 지난날 보다는 차라리 이게 낫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합니다.

 

오늘은 머플러를 좀 괴롭혀 보려고 합니다.

제가 바이크를 고치느라 일옥에서 부품을 꽤 샀었는데 잘못 진단해서 불필요한 부품을 구매하거나 구매하고 보니 맞지 않는 부품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맞지 않는 부품을 구입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옥에서 간혹 제목이나 내용이 잘못 기재되어 있는 매물인 경우입니다.

구형 CB400SF는 차량형식이 NC31형식이고 신형인 CB400SF VTEC시리즈는 차량형식이 NC39... 즉 차량의 형식이 다르므로 같은 CB400SF라 해도 구성품이 호환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버젓이 CB400SF NC31이라고 써 놓고는 경매의 내용에 "타이틀은 검색용이 됩니다, 상품의 자세한 것은 사진을 참조하십시오"란 말과 함께 노쿠램 노리턴(NO CLAIM NO RETURN)을 적어두는 매물에 낚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외배송료와 구매대행 수수료, 심지어 관세까지 부담해야 하는 해외구매 특성상 반품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는데 곧잘 낚이곤 했던 저는 제바이크에 맞지 않는 VTEC용 부품들은 장터에서 방출하곤 했습니다.

 

낚여서 구입한 브이텍용 매니폴드가 있었는데 이 물품을 구입하게된 사연인 즉 제목에 분명 NC31용이라고 씌여져 있었고 사진으로 볼 때 상태가 아주 좋아서 얼른 구입하고는 가장 빠른 EMS로 받은 후 바로 장착하려고 원래의 머플러를 떼어내기 까지 했는데 이놈의 매니폴더가 아무리 용을 써도 안맞는 겁니다.

결국 알고보니 그 매니폴드가 브이텍용이라는거...털썩....

어쩔수 없이 장터에 올렸으나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판매가 되지 않았고 그대로 쳐박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게된 시비럽 카페 회원 허수비님의 블로그에서 브이텍용 매니폴드를 구형 CB400에 달았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브이텍용 매니폴드를 직접 끼워보려고 용을 썼던 저는 "아니? 어떻게?" 하면서 내용을 모두 읽어보았지만 자세한 내용은 없었고 오히려 만족스럽지 않아 교체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허수비님께서 브이텍용 매니폴드를 구형에 장착한 사진입니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hm3454?Redirect=Log&logNo=140024578590 (허수비님의 네이버 블로그)

 

아래 사진은 제가 매물로 내놓았던 브이텍용 매니폴드입니다.

 

보시다시피 살짝 까진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브이텍용만 아니라면 벌써 달았을 겁니다.

어쨌든 브이텍용 매니폴드가 억지로라도 달 수는 있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는데 여기서 엉뚱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브이텍용 매니폴드를 가공해서 깔끔하게 달고 말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결심을 했으면 실행에 옮겨야죠.

 

브이텍용 매니폴드와 구형 3볼트온용 매니폴드는 호환되지 않는 3가지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2번과 3번 실린더 배기구의 간격이 다릅니다. 구형이 2번과 3번 사이가 넓은 반면 브이텍용은 1,2,3,4번의 간격이 거의 일정합니다.

두번째는 구형은 1번과 4번 배기구의 형태가 약간 기울어 있는 반면 브이텍용은 4개의 배기구가 모두 나란히 일자입니다.

세번째는 구형은 매니폴드에서 실린더에 가까운 쪽에 한번 더 굴곡이 있는 반면 브이텍용은 쭉 뻗은 형태라서 구형에 장착했을 경우 브이텍용이 조금더 아래로 내려오게 됩니다.

 

작업시작.

2번과 3번 사이를 벌리기 위해 각목을 깎아 끼우고 고무망치로 내리쳐서 사이를 벌려줍니다.

왼쪽 4번 파이프의 각도가 브이텍 매니폴드의 원래 각도입니다. 그리고 반대편 1번이 구형 실린더 배기구에 맞게 구부린 각도입니다.

 

사실 저는 전기쪽 공구는 많지만 기계공구.. 더우기 대형 수공구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작업이 용이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구부렸느냐면...

버리기 일보 직전인 녹슨 부탄가스통을 발견하고는 토치를 끼워 충분히 가열했습니다.

 

각도를 잡습니다. 입구에 걸친 것은 각도와 간격을 맞추기 위한 클립입니다.

 

각도를 맞추고 나서 식히고 씻고 건조시킵니다.

 

벽난로용 페인트(내열온도 500도)로 도색을 합니다. 한번 뿌리고 토치로 살짝 건조시켜주고 또 뿌리고를 반복합니다.

날은 덥고 녹슨 부탄가스통이 불안합니다. 전에 열풍기를 사두었다는 사실이 기억납니다.

열풍기로 배기구쪽에서 열풍을 불어주면서 두 번정도 더 페인트를 뿌립니다.

열풍기로 열처리가 되는 동안 열풍기 설명서를 봅니다. 사고나서 처음 보는 겁니다.

헤어드라이 목적으로 사용하시면 절대로 안되며...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분명 이렇게 쓰는 사람이 있어 이런 경고문이 있을 겁니다.

열풍 온도가 300~500도인데 분명 엄청난 머리가 되었을 것이라 혼자 상상을 합니다.

이제 자연건조시킵니다.

사일렌서도 물사포질을 하고 건조시킵니다.

 

건조 후 장착 사용기는 2부에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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