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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6 YAMAHA SR400

고객차량정비/2014

by aRTBIKE 2014. 2. 1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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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여러가지 일도 있고 매년 2월에만 바쁜 본업때문에 작업진행도 더디고 작업기 작성도 지체되고 있다.
게다가 몇 대의 바이크가 여러가지 이유로 수리진행에 문제가 있어 일정에 차질이 많다.

작년에 입고되어 넉달만에 작업이 완료된 이 SR400이 그런 경우인데 작업진행에 너무 많은 변수가 터져나오는 바람에 황당하기까지 한 참으로 스펙타클한 작업기를 작성해본다.

차주로부터 2대의 바이크를 입고하겠다고 연락을 받았다.
입고차량은 91년식과 06년식 SR400.
작업내용은 이전에 작업한 곳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06년식에 91년식의 배선을 이식했는데 그 배선을 다시 분리하여 91년식에 원위치시키고 06년식의 배선을 살려달라는 내용.
차량은 이전에 작업한 센터에 입고되어 있는 상태이고 91년식의 경우 전장계가 없으니 당연히 운행불가능 상태.

통화내용상으로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는 작업이라 간단하게 생각하고 서울 면목동으로 용달을 보내 바이크를 픽업.
06년식은 차주가 직접 몰고와서 입고.
이게 작년 10월 5일.

작업일정상 입고된지 보름만에 작업을 시작.

때아닌 겨울비에 작업장이 엉망이다. 일단 06년식 바이크부터 작업시작.
기본적인 것을 살펴보고 차주가 추가로 의뢰한 내용중 시트고정부분 수정작업을 실시.

6061블럭을 가공하여 시트고정 어댑터 제작.

시트에 고정.

원래 시트가 약간 큰 BSA스타일 탱크로 인해 뒤로 텐션을 받고 있어 계속 그대로 사용한다면 시트가 변형될 수도 있기에 고정브라켓을 가공하여 위치를 뒤쪽으로 1Cm정도 이동.

이식되어 있던 91년식의 배선.

연식탓도 있겠지만 뭔가 어지럽고 배선정리가 참으로 지저분하다.

순정배선을 여기저기 잘라내고 이어붙이고 그것을 테이프로 감싸고 또 잘라내고.....언제 쇼트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엉성한 절연상태.
스타일 튜닝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내실은 더 든든해야 할텐데 이 상태라면 이 배선을 91년식에 그대로 복원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딸려온 부속중에 있던 원래 06년식에 달려있던 메인하네스. 아예 메인하네스 중간부분을 뚝 잘라냈다. 그걸 다시 풀어헤쳐 이어보려고 한 모양인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애초에 차주가 전 작업자에게 의뢰한 것은 91년식의 전장계와 튜닝품 일부를 06년식에 이식하는 것이었다는데 왜 메인하네스를 잘라내는 일이 생긴걸까?

문제가 될 만한 튜닝품이라면 기껏해야 데이토나 인디케이터정도(회로구조상 기본상태로는 구형의 인디케이터 방식에만 맞음)인데 인디케이터를 약간 가공하고 헤드라이트 내부의 배선만 좀 손보면 되는 일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메인하네스를 잘랐고 이를 복원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아 91년식의 메인하네스를 통째로 06년식에 이식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태파악이 정확하게 안되었다. 일단 06년식의 메인하네스가 필요한 상태이므로 부품을 주문.
메인하네스의 가격은 277000원.

또 보름을 기다려 메인하네스가 도착. 일단 CDI부터 연결하고 장착준비.

구형 3GW의 CDI와 신형 3HT의 CDI. 배선과 동작형식이 많이 다르다.
91년식의 배선을 이식했기에 당연히 CDI도 구형것이 장착되어 있었다.

좌측이 06년식의 헤드쪽 배선이고 우측이 91년식의 헤드쪽 배선.

06년식부터 장착된 이모빌라이져 모듈과 연결되는 커넥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91년식에는 이모빌라이져가 없고 키박스의 배선도 좀 다르기에 메인키까지도 91년식 것을 이식해두었다.
전 작업자의 작업내용을 분석하면서 의문은 점점 깊어만간다. 처음엔 간단했을 일을 왜 이렇게도 어렵게 둘러서 한 것일까?
06년식의 배선을 그대로 사용했으면 좋겠지만 연결되는 장치들의 커넥터가 다 잘려있고 가공되어 있어 배선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원래의 06 키박스에 배선이 잘려 있어 개조가 필요한 이모빌라이져 커넥터.

배선을 장착하고 장치들을 연결해나간다.

그러나 바로 문제발생.
서비스메뉴얼의 배선도와 장치의 배선색이 모두 다르다.

커넥터도 맞지 않는다. 커넥터야 잘라서 이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배선색이 다르다는 것은 제네레이터나 픽업코일 등 전장계 장치가 순정이 아니거나 개조되어 있다는 뜻이 된다.

혹시나 해서 창고에 보관중인 91년식의 장치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차량으로 실어온 91년식의 엔진위에 아직도 전 작업자가 전장계 작업을 한 흔적이 남아있다.

제네레이터,픽업센서,사이트스텐드 스위치를 점검.

얼핏봐서는 문제가 없으나 전작업자가 픽업코일과 사이드스텐드 스위치의 커넥터를 잘못 연결해두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연결단계 전 최초 배선의 색을 모두 확인.

91년식에 TPS배선이 달린 캬브레터가....
결국 캬브도 91년식 배선에 TPS를 연결할 곳이 없으니 배선을 이식하면서 캬브레터까지 이식해버린 것.

다시 06년식 차량으로 돌아와서 분명 제네레이터와 픽업등이 교체되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커버를 열었다.

뉘신지? 06년식 마그넷로터가 이렇게 삭았다니...

오죽하면 엔진을 통째로 바꾼 것은 아닌가 엔진까지 확인을 했다.
다행히 엔진은 맞는 연식이 장착되어 있었다.

여기도 또 하나의 충격이 생긴다.
마그넷로터를 분리하기 위해 임팩으로 너트를 푸는데 크랭크가 약간 회전하자 원웨이 브리더 밸브가 갑자기 빵빵해지더니....

호스에서 무슨 액체가 쏟아져 나온다. 냄새와 점도로 확인하니 휘발유..... 크랭크를 돌리니 한없이 쏟아져 나온다.

급 작업을 멈추고 엔진오일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드레인 시작....이건 오일이 아니고 휘발유다.

바닥에 상당량을 흘렸음에도 6리터가 넘는 휘발유가 엔진에서 나왔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잠시 멍해졌다.
차량이 입고된 것은 한달이 넘은 시점이지만 최초 점검시 연료탱크를 분리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휘발유가 엔진내부로 들어갈 일이 없다.
그렇다면 전 작업자에게서 출고하고 차주가 수원까지 운행하는 동안 생긴 일인데 만약 이 상태로 운행을 한 것이라면 불붙은 화염병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 것과 다름없이 위험한 상황.

오일필터 장착부분도 휘발유로 인해 깨끗하다.
엔진에 휘발유가 이정도로 많이 들어가는 경우는 두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SR의 특성상 오일주입구가 탱크앞에 있으므로 누군가 실수로 오일주입구에 휘발유를 주입한 경우...
두번째는 순정에어클리너 박스를 제거하면 블로바이 리턴 호스가 그대로 노출되는데 세조기에 캬브의 연료호스 대신 블로바이 호스를 연결하고 세조기를 PRI에 놓고 방치한 경우...

차주에게 연락하여 상황을 설명하니 전 작업자가 연료탱크의 세조기 고장으로 휘발유가 캬브를 통해 엔진룸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한다. 솔직히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일주입구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SR의 오일주입구는 캬브보다 위쪽에 있고 연료탱크의 최상단 바로 아래이기 때문에 캬브를 통해 연료가 소량 들어간 정도로는 오일주입구 입구 턱까지 휘발유가 올라오진 않는다.

아예 휘발유로 청소한 듯 깨끗하다. 휘발유가 엔진 안에 들어있던 상태로 운행을 해서 그 순환으로 인해 깨끗해졌거나 오일주입구에 휘발유를 주유했거나 둘 중 하나다.

일단 다시 전장계 작업으로 돌아와서 마그넷로터를 분리한다.

제네레이터를 보니 교류방식 CDI와 이그니션을 위한 구형제네레이터임을 확인.

게다가 볼트까지 다 손상...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91년식의 커버를 열어 확인해야 할 단계이다.

역시 신형마그넷이 이식되어 있었다.

제네레이터도 같이 옮겨져 있다. 그런데 제네레이터 단락 검사를 하니 저항치가 비정상.... 코일의 일부든 배선이든 손상된 상태.
차주와 교체에 관련하여 상의하다 재생으로 결정하고 재생을 보냈다. 재생이라기 보다는 단순수리지만...

그 사이 WM튜닝품인 전장계 박스를 수리하기로 했다.

알루미늄재질인데 볼트홀이 깨져 불안한 상태.

브레이징으로 크랙된 부분을 덮었다.

홀의 위치를 수정하여 가공.

장착.

제네레이터와 가스켓 도착.

제네레이터 장착.

이제 06년식 배선에 맞게 계기판의 데이토나 인디케이터 배선을 개조해야 한다.
좌로부터 녹색,주황색,빨간색 LED인데 이모빌라이져가 달린 06년식답게 각각 중립등,이모빌라이져 시스템 표시등, 엔진경고등으로 사용하기로 결정.

배선을 확인하니 공유하는 배선이 안맞아 그대로는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

계기판을 분리하고 인디케이터 박스 분리.

분해.

배선 개조.

비상등 스위치도 배선 수정.

최대한 순정배선의 커넥터를 보존하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고 차후 수정이 용이한 구조로 배선을 연결한다.
커넥터가 있으면 좋겠지만 표준커넥터가 아니라서 하우징을 구할 수 없으니 110압착단자에 수축튜브를 하나하나 씌워 작업한다.

그런데 중립등이 안들어와 확인하니 중립센서도 고장.
일단 91년식에서 중립센서를 추출하여 이식.

중립등 하나 들어오는게 이리 반갑다니....
이제 슬슬 작업의 끝이 보이는 듯 하다..

미등과 윙커배선까지 연결하고....

엔진플러싱 후 새 오일을 주입하고....

엔진압도 측정하고... 끝나나 했는데 시동이 안걸림..... 스파크 확인을 하니 아예 점화가 안되는 상태....
이그니션 코일과 하이텐션 케이블,플러그,픽업센서 저항,배터리 전압 모두 점검했으나 이상없음....

어두워질때까지 작업하다 인디케이터를 확인하니 이모빌라이져 시스템 표시등이 점등되어 있다....
에러코드가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길게 들어왔다 짧게 꺼지는 이상한 상태...

SR400 서비스메뉴얼 중 이모빌라이져 관련 부분의 내용을 참고하여 문제해결을 시도.

에러코드조차 정확하게 표시되지 않는 상태로 이모빌라이져 유닛 자체의 고장이 의심되는 상황.

이모빌라이져 유닛 분리.

고장을 확인하기 위해 이모빌라이져 유닛과 CDI를 가지고 서울까지 가서 다른 07년식 SR400에 연결해보았으나 같은 상황. 이모빌라이져 시스템 고장으로 확정. 차주에게 얘기하자 차주가 전 작업자와 상의해본다고 함.

하염없이 소식을 기다리는 동안 덜렁거리는 공구박스를 고정하기 위해 휀다 가공.

체인과 간섭이 없는 낮은 머리 볼트.

부싱가공.

머리가 두꺼운 볼트를 사용하면 안된다.

체인가드의 한쪽에 공구함 한쪽이 걸리는 구조.

덜렁거리던 공구함이 든든하게 고정되었다.

전 작업자가 결국 이모빌라이져 시스템 세트를 사서 보냈다.

원래의 이모빌라이져 배선 개조로 인해 신품의 배선도 다시 개조를 해야하는 씁쓸한 상황.
이모빌라이져 유닛 배선 절단>전용커넥터이기 때문에 새로 구입한 메인하네스의 커넥터까지 몰렉스 커넥터로 개조>이모빌라이져 불량으로 교체>신품 이모빌라이져도 배선을 잘라 커넥터 개조...

악순환이다.

엔진 스톱스위치는 별도로 부착된 곳이 없어 배선으로 연결.

배선정리 완료.

최대한 정리를 한다고 했는데...암튼 오랫동안 잘 버텨주길 바래...

이모빌라이져 키 등록.
이제 에러메세지는 안나오는데 스파크는 아직도 안 튐....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
이모빌라이져는 별도로 테스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원인이 이모빌라이져 시스템 문제인지 점화계통의 문제인지 특정할 수가 없는 상황.

성덕이에게 도움을 요청.
07년식 이모빌라이져 방식 SR을 타는 성덕이가 쿨하게 자기 차로 점검을 해도 좋다고 할 때 정말 고마웠다.
누가 자기차를 쉽게 실험용으로 빌려주겠는가?

고마움의 표시로 술을 한잔 사고 배선정리를 무료로 해주기로 했다.

일단 이모빌라이져 연결용 어댑터를 제작.

너의 뇌와 심장을 빌려줘....

흡사 드래곤볼의 퓨전을 보는 듯. 그러나 스파크는 안튐.....
성덕이의 바이크 배선정리를 하면서 다시 머릿속으로 각 부분의 점검사항과 이상이 있을 만한 부분을 유추.

저항값은 정상이었지만 의심이 되는 픽업센서.
전에 DR650을 점검할 때 픽업센서의 저항은 정상이었으나 충격으로 인해 내부 자석이 파손되어 스파크 불량이었던 것을 기억.

역시나 픽업센서와 마그넷로터간 간격문제로 파손되어 픽킹을 못하는 상태. 91년식에서 픽업센서까지 떼어 이식.

드디어 시동이 걸린다.

탱크부착.

최종 배선점검 및 정리. 메인하네스 라우팅 수정.

브리더 필터 장착.

AIS 제거 및 마감.

부압포트 마감과 연료 호스 교체.

전장계박스 내부에서 굴러다니던 CDI를 박스 벽면에 단단히 고정.

그런데 오일필터 커버에서 오일누유가 있어 확인차 필터커버를 다시 열었다.

오링은 별 이상없어 보였으나 교체.

아래쪽 볼트 오링도 삭아서 교체.

하지만 접합면의 경질크롬도금이 깨져나가면서 미량의 누유는 계속 생기는 상태.

볼트오링은 사이즈가 안맞아 두개를 사용하여 누유를 막았다. 차후 교체예정.

오랜 보관으로 인해 굳은 체인을 윤활해주고....

이제야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작업을 마치고 출고대기....

출고전 최종점검. 특별한 이상은 없으나 오일필터 커버 부분의 미세누유문제 해결과 캬브청소 및 세팅이 필요하다. 차후 작업시 차주분이 참고할 부분.

오랜 작업기간에 따라 지저분해진 차량을 그냥 내보낼 수가 없어서 일반세차로는 힘든 엔진부분을 스팀세차.

넉달에 걸쳐 작업하는 동안 너무도 많은 의문점이 있었고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그 원인과 이전 작업자의 작업의도를 어느정도 알게되었지만 역시나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과연 기계는 스스로 고장나는 것인가 사람이 고장을 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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